2022

2023년 1월 1일의 새해, 다시 찾아간 고성 수뭇개바위에서.

마무리하며

2022년이 저물고 2023년이 밝았다. 어제 저문 해와 오늘 밝은 해는 같은 태양인데 12월 31일만 되면 왜 그렇게 마음 한 곳이 아린지. 아마도 떠난 이를 잊지 못해서 일지도 혹은 지금 내 곁에 있는 이들을 진심 다해 응원해서 일지도 모르겠다.

나에게 2022년은 여러 의미로 다채로운 시간들의 연속이었다. 구구절절, 시시콜콜, 혹은 주책맞은 이야기일지도 모르지만 내게는 너무 다채로운 시간들이었다.
많이 아팠고, 아픔을 견딜 수 없어 많이 울었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났고, 여전히 내 곁을 맴도는 사람들 덕분에 아픔의 배로 웃고 행복하기도 했다. 그리고 술도 많이 늘었고.

세상은 정말 빠르게 급변하면서 사건사고도 많이 일어나고 있다. 올해는 마음 아픈 일들이 많았다. 여전히 그들의 마음은 치유되지 못한 채 세상과 싸우고 있다는 사실이 더 가슴 저리게 만든다. 당신의 지난 365일은 어땠는가? 지난 아픔은 이겨내고 찾아온 행복은 배가 되었다고 느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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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 4

2021년을 마무리하며 새롭게 시작하는 마음으로 자신을 다잡았다. 더 나은 내가 되리라 결심하고 2022년을 맞이했다.
지난날에 마무리하지 못한 것들을 다시 펼쳤다. 공부를 다시 시작했고, 평소에 관심을 갖고 있던 NEXTSTEP의 TDD 14기를 시작했다.
당시의 목표는 공부한 것들을 꾸준히, 차곡차곡 기록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또 TDD 과정을 열심히 이수해서 NEXTSTEP 리뷰어가 되어 보리라는 다짐도 있었다. 하지만 시작은 창대 했으나 끝은 그렇지 못했다. 2022년에 한 번 넘어지면서 내상이 크게 생긴 것 같았다. 그리고 이별(?)을 했다. 그래서 계획한 목표는 자연스럽게(?) 실패로 마무리 됐다.

TDD 과정 당시 볼링 게임 구현 미션 진행 중 받은 리뷰

하지만 그렇게 힘든 와중에 TDD 과정은 정말 재밌게 마무리했다.
(여전히 첫 회사에 근무 중이지만) 당시 회사의 개발팀은 팀원 간 커뮤니케이션이 거의 없다시피 했는데, 그래서 그런지 모든 팀원이 교류 없이 각자도생 하며 일했고, 이런 문화 때문에 여러모로 고립되고 있다고 느꼈다. 그래서 TDD 과정은 더욱더 마른하늘의 단비 같았다.

• 내가 작성한 코드를 리뷰받을 수 있는 환경
• 여러 환경에서 그리고 여러 지식을 가진 사람들과의 소통
• 서로 비슷한 목적 / 목표 (성장, 이직 등)
• 포비님과 리뷰어님들의 열정

이러한 이유 때문에 회사에서는 채울 수 없는 것들을 많이 채울 수 있었고, 함께하는 사람들이 비슷한 목적을 가지고 있으니까 나 또한 그만큼 더 많은 긍정적 에너지를 과정을 진행하는데 할애할 수 있었다. 2021년에 진행했던 멘토링도 정말 좋았지만, 지금 그때를 돌이켜 보면 당시에 내 지식과 마음의 크기가 많이 작아서 항상 조바심과 해내지 못한 것에 대해 늘 자책했었다. 하지만 그때와 달리 TDD 과정은 멘토링보다는 호흡도 짧고,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공부하고 있는지도 엿볼 수 있어서 내 실력에 대해 낙담하지 않아도 됐던 것 같다.
비록 4월 이후로 회사에서 새로운 프로젝트에 몰두하느라 개인적인 시간을 보내지 못한 아쉬움이 있지만 지난봄에 경험한 것들은 내가 소통을 중요시 여기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됐고, 프로그래밍을 좋아한다는 사실도 다시금 느끼게 됐던 소중한 시간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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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 9

회사에서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됐다. 이커머스 플랫폼을 개발하는 것이 프로젝트의 목적이었는데, 기존 데이터 베이스 구조를 버리고 새롭게 설계한 스키마로 데이터 마이그레이션을 해야 했다. 그리고 프로젝트가 플랫폼 개발이다 보니 사내 Admin 뿐만 아니라 외부 사용자의 Admin, 쇼핑몰도 함께 구현해야 했었다.
기존 서비스는 Java 8, Spring Boot 1.5.13로 구현되어 있었는데 너무 오래된 버전이다 보니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서 버전 업그레이드를 고려하는 건 어떨까 싶어 CTO 님께 의견 드렸지만 Mustache Template를 기반으로 한 Trimou Template를 이용해 프론트 영역도 함께 개발해야 하는 상황이라 버전 업그레이드는 무산된 상태로 개발에 들어갔다. 기억하기론 Trimou Template 가 Spring Boot 2.x.x부터 지원되지 않아서 어쩔 수 없이 기존 서비스와 동일한 스펙으로 진행하게 됐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서 여러 도메인을 맡아 주도적으로 개발해야 했는데, 데이터 베이스 설계, MVP 단계 참여, Vue.js 를 이용한 프론트 개발 등 많은 것들을 경험할 수 있었다. 가장 먼저 고려한 것은 테이블 정규화 / 반정규화 작업이었는데, 그 이유는 기존 DB 구조는 여러 사람을 거쳐 테이블 스키마가 엉망이었고 때문에 중복 데이터가 불필요하게 많거나 한 테이블에 너무 많은 역할을 위임하게 돼서 DB 과부하가 걸려 서비스를 운영하는 데 있어 문제가 많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자정에 할인 이벤트나 쿠폰 이벤트를 오픈하게 되는 경우 내가 자고 있는 동안 서비스가 마비되는 일이 종종 있었다.

정기 결제 스케쥴러 개발하던 지난 날의 나

그래서 나는 CTO 님께 주문 / 결제 도메인 개발을 맡고 싶다고 말씀드렸다. 왜냐면 우리 서비스에서 가장 많은 트래픽이 발생하고, 서비스가 중단되는 이유는 모두 주문 / 결제에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CTO 님께서는 흔쾌히 허락해 주셔서 기존 테이블에 대한 정규화 작업 및 테이블 스키마 설계를 주도하고, 기존 결제 시스템을 전면 개편하면서 함수형 프로그래밍을 도입하거나, 제품 입고 동시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AWS SQS 를 도입하는 등 여러 일을 혼자서 진행하게 됐다. 그리고 깨달았다. 혼자 하는 개발은 많은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것을.
주문 / 결제 도메인이라는 거대한 시스템을 주니어 혼자 설계, 구현, 테스트까지 하는 것은 너무 큰 작업이었다. 그래도 맡은 바 책임을 다 하려고 밥 먹듯 야근도 하고 릴리즈 일정도 뒤로 미루기까지 했지만, 서비스를 오픈하고 나서 마주한 수많은 버그와 CS로 인해 한동안 정말 어질어질했다.
그 당시에는 책임의 무게 정말 커서 자존감도 많이 떨어지고, 이것도 제대로 해내지 못하냐고 자책도 해서 심적으로 많이 불안하고 힘들었다. 하지만 지금에서 되돌아 생각해 보면 업무를 대하는 방식이나 팀원들과 소통의 필요성 등을 느꼈던, 어디서 쉽게 경험하지 못한 값진 시간들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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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 12

상반기 프로젝트를 릴리즈한 뒤로 쭉 안정화 기간을 가졌다. 여러모로 급하게 서비스를 릴리즈하느라 제대로 된 테스트 없이 오픈한 것이 원인이었다. 그래도 팀원들이 각자 맡은 위치에서 책임을 다 해줘서 큰 무리 없이 많은 버그들을 해결할 수 있었다. 소통이 없는 팀이지만 알아서 잘해주는 팀원들에게 참 고맙다.
이번 겨울은 그다지 춥지는 않은데 경제적으로 상황이 많이 안 좋은 것 같다. 이번 프로젝트는 CTO 님 없이 주니어 개발자 3명이서 새로운 도메인의 아키텍처 설계부터 개발까지 끝내야 한다.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CTO 님의 부재가 굉장한 부담으로 다가왔다. 나만 느낀 게 아니라 팀원들 모두가 그렇다고 했다. 이런 부분에 대해 대표님께 말씀드리니, 대표님께서는 현재 CTO의 커뮤니케이션 역할을 대신해줬으면 한다고 하셨다. 이게 무슨 일인가 싶었다. 그럼에도 프로젝트는 진행되어야 하는 상황이다 보니 얼떨결에 알겠다고 말씀드렸다. 그렇게 나는 팔자에 없던 팀 커뮤니케이션을 주도하게 되었다.

팀원 간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많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게 됐다.

막중한 임무를 부여받고 나서 가장 먼저 도입한 것은 코드 리뷰 / PR 문화와 Git Branch 전략, Code Convention 도입, 페어 프로그래밍이다.
앞서 말한 것처럼 우리 팀은 각자도생으로 일하고 있기 때문에 서로가 어떤 스타일로 코드를 작성하는지 몰라 프로젝트의 코드 구성이 모두 제각각이었고, 더욱더 심각한 점은 서로의 코드가 왜 이렇게 작성됐는지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또한 각자의 작업물을 바로 master 브랜치에 푸시했기 때문에 버전 관리가 전혀 되지 않고 있었다. 업무를 처리하는 속도가 당장은 느릴지언정 더 나은 서비스에 이바지할 수 있고 보다 정확하고 빠르게 개발하는 최선의 방법은 팀원 간의 커뮤니케이션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팀원들을 앉혀놓고 내가 팀에 도입하고자 하는 문화의 장점에 대해서 그리고 상반기의 TDD 과정에서 경험한 것들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설득했다. 팀원들은 모두 긍정적으로 반응했고, 입사 후 처음으로 팀 다운 커뮤니케이션을 시작하게 됐다.
설득 끝에 도입한 팀 문화는 2022년 11월에 시행했는데, 약 2달 하고 보름이 지난 지금 모든 팀원들이 큰 만족을 하고 있다.

• 코드 리뷰를 통해 더 나은 코드로 발전할 수 있게 되었고, 각자 개발하면서 놓친 부분을 더블 체크를 해주면서 초기 버그를 빠르게 잡을 수 있게 됐다.
• JetBrain 사의 Code With Me라는 서비스를 사용하면서 함께 비즈니스 로직과 성능, 좋은 코드를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는데 위와 같은 방향으로 브레인스토밍처럼 많은 인사이트와 고품질의 코드를 작성할 수 있게 됐다.
• Goolgle Code Convetion을 통해 코드 스타일을 통일하면서 가독성 좋은 코드를 작성할 수 있게 됐다. 또한 팀원들의 코드를 이전보다 더 빠르게 읽을 수 있게 됐다.
• Git Branch 전략을 도입하면서 프로덕션 서비스에서 발견되는 버그를 비약적으로 줄일 수 있게 됐다. 또한 각자의 코드가 중복으로 작업되어 Confilct 가 발생하는 문제를 완전히 없앨 수 있게 되면서 업무 효율이 비약적으로 상승했다.
• 이전보다 커뮤니케이션이 활발해지니 스터디를 진행하거나 좋은 내용을 공유해 주는 등 많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다.

기존 시스템을 버리고 새롭게 도입한 시스템에 적응하는 것이 굉장히 힘들고 어려울 텐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를 믿고 흔쾌히 의견에 힘을 실어줘서, 그리고 무엇보다도 각자의 자리에서 잘해주고 있어서 팀원들에게 참 고맙다. 그렇기에 앞으로 갈길이 멀지만 팀원들과 함께 잘 헤쳐나가서 이번 프로젝트도 잘 마무리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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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

중꺾마와 알빠임 좌

2022년을 처음 맞이 했을 때는 2021년이 가장 큰 변곡점을 겪은 해라고 했는데, 말하기 무섭게 2022년이 그 자리를 꿰찼다.
정말 여러모로 힘들었으나 참 잘 버텼고, 열심히 애썼다. 2022년을 힘들게 보내고 나니 2023년에는 더 나은 날들이 가득할 것이라고 기대하게 되는 것 같다. 기대가 클 수록 더 아픈 법이지만 뭐 어때, 알빠임? 지금보다 더 힘들려고.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이니까.

2023년 사랑하는 이들 모두의 안녕을 바라며,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여러모로 고난과 역경이 가득한 2022년의 시간 속에서 각자의 자리를 잘 지켜준 나와 이 세상 모든 이들에게 참 고생 많았다고 전하고 싶다. 그리고 앞으로 다가올 2023년 이 녀석도 여느 때와 같이 잘 이겨낼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러니 모두들 사랑을 담아, 아디오스!